돌아다니기/맛집2015. 9. 16. 22:19

난 이번 블로그를 쓰면서 여기 가게 이름이 호남식당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용두동에 쭈꾸미를 먹으러 가면 항상 가는 곳인데, 호남식당이라는 제대로 된 이름이 있을줄이야... 늘 '거기'라던가 '가던곳'이라던가 했는데 말이지. 아무튼 매운게 생각날때 빠지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계절 상관없이 늘 강한 자극의 맛은 가끔 미친듯 땡길때가 있다.

 

위치는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유명한 곳이니까 잘 알것이다. 바로 큰 길가 근처니까 찾아가는 것도 어렵지 않고, 주차가 좀 불편하긴 하지만 근처 유료주차장들이 있어서 그냥저냥 이용할만 하다. 지금 사진으로 보니 간판 새로 한 모양이네, 뭔가 새것 같고 주인 할머니가 젊어졌다. 사진속은 가게 본관이고 사람이 많을때면 옆에 별관 비슷한 곳도 있다.

찾아간 날은 좀 더운 여름이었는데 점심시간이 지났을때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잘못 맞춰가면 한도끝도 없이 기다려야 하는데, 솔직히 그렇게까지 기다릴 정도는 아니다. 개인의 취향이긴 하지만 몇십분 정도야 기다릴 수 있는데 30분을 넘어 기다리는건 좀 별로다.

 

메뉴는 오직 쭈꾸미다. 자리에 앉으면 별도로 주문할 필요도 없이 인원수에 맞게 그냥 나온다. 달고 매운 빨간 소스와 버섯이 섞어있는데 보기만 해도 매운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쭈꾸미가 국산인지 수입산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맛있다면 크게 상관없으니까 넘어간다. 

 

그리고 내가 이곳을 찾는 결정적 이유가 바로 이 천사채다. 달고 매운 쭈꾸미와 아삭한 천사채의 결합은 진짜 먹어본 사람만이 안다. 달여사도 처음에 이걸 같이 먹어? 하는 눈치였는데 한번 맛보더니 연신 엄지척을 외치더라. 다른 쭈꾸미집에는 카레를 주는 곳도 있고, 나름 그곳만의 조합(?)이 있는데 난 개인적으로 이 천사채 조합이 가장 맛있고 궁합이 맞는 것 같다. 

 

 

잘 익은 쭈꾸미를 깻잎과 천사채 그리고 마늘이나 락교와 함께 먹으면 크~~~~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달고 매운 소스와 쫄깃한 쭈꾸미, 거기에 아삭한 천사채까지... 지금 다시 봐도 군침이 돌 정도다. 진짜 천사채 조합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쭈꾸미를 다 먹을때쯤 밥을 볶았다. 한국의 독특한 식문화중의 하나가 바로 이 볶음밥일 것이다. 진짜 뭘 먹든 밥을 볶아 먹어야 완전히(?) 잘 먹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리고 달여사와 나는 밥돌이/밥순이기 때문에 이런거 안먹어주면 섭섭하다.  밥은 양이 많으니 적당히 시켜야 남기지 않을 것이다. 달여사와 그날 쭈꾸미 2인분+밥 1인분을 먹었는데 약간 배부르다 싶을 정도였다. 간이 좀 심심하다 싶으면 기호에 맞게 쭈꾸미 양념과 섞어먹으면 된다.

 

보글보글 된장찌개...는 서비스 수준이니까 높은 퀄리티를 기대하지는 말자. 볶음밥만 먹다보면 입속이 먹먹해질 수 있으니 그때 목넘김용으로 국물을 먹으면 좋다. 다시한번 말하지만 된장찌개는 서비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실 점원이나 주인이 친절한 것도 아니고, 주차가 편리한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집에서 바로 갈 수 있는 위치도 아니지만 가끔 이상하게 생각날때가 있는 곳이다. 용두동까지 가서 쭈꾸미를 먹겠다면 시작은 이곳부터 하기를 추천한다. 꽤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하니까

Posted by 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