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난 김지혁씨 빠돌이다. 그 사람의 일러스트는 뭔가 사람을 이끄는 매력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서점에서 본 뒤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다. 물론 빨간머리 앤을 차분하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의 절반은 김지혁씨가 일러스트를 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역시나 나의 바램대로 아름답고 서정적인 일러스트가 가득해서 좋았다.
물론 책도 좋았다. 빨간머리 앤이라고 하면 어릴때 TV에서 방영했던 만화영화정도밖에 기억나지 않는데 그것도 희미해졌다 - 그래, 나이를 먹어 그런다구!!! 아무튼, 읽는 내내 포근하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앤과 주변사람들의 이야기는 정말 오랫만에 책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앤이 행복에 젖을때면 나역시 행복함을 느끼고, 앤이 눈물을 흘릴때면 앤이 너무나 안스러웠다. 단순히 소설이고 가공의 인물이지만, 그정도로 매력적인 이야기였다.
그리고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주옥같은 표현들 역시 놓칠 수 없었다. 서정적인 표현이 어떤것인지 잘 모르지만 아마 이러한 느낌이겠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아주 귀한 보석같은 책을 읽게된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나 좋다.
확실히 오랫동안 사랑받는 고전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전에 읽은 별도 그렇고 빨간머리 앤도 그렇고... 아마 올해는 이렇게 고전을 찾게 될 것 같다. 왜 어릴때는 이러한 즐거움을 몰랐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