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달여사 생신상 준비의 마지막 포스팅, 호박전과 고추잡채다.

 

호박전이야 뭐가 특별한 비밀의 시크릿이 있는건 아니다. 다만 최근 음식을 조심하셔야 하는 아버님때문에 밀가루대신 찹쌀가루를 사용했다.

우선 애호박을 먹기 좋게 잘라준다. 반달모양으로 해도 되는데 시간이 좀 촉박하다 보니 그냥 동그란 달 모양으로 손질했다. 어떤 사람들은 두께까지 일정하게 잘 맞추는데 난 야매로 하는거니까 사소한건 그냥 넘어가자.

 

계란물은 우유와 허브솔트를 살짝 섞어주었다. 어짜피 호박전 부치고 남으면 계란말이를 만들텐데 기왕이면 뭔가 있어보이는게 좋지 않은가

 

밀가루 대신 찹쌀가루를 묻혀주고 다시 계란물을 입혀 기름에 지지면 완성이다. 찹쌀가루라서 떡지고 막 이상해지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다행이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졌다.

 

완성된 호박전~! 중불에 은은하게 지졌더니 속까지 잘 익었다. 찹쌀가루라서 더 쫀득하거나 한 것도 없고 이물감이 느껴지는 맛도 아니었고, 그냥 보이는 것 처럼 평범한 호박전 맛이었다.

 

 

대망의 고추잡채... 예전 중국집에서 달여사가 고추잡채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한번 해야지 해야지 벼르고 있던 메뉴였다. 달여사 생신을 맞이하여 도전해보는걸로 결정(왜 생일날 검증되지 않은 메뉴에 도전하는건지, 어찌 보면 나도 참 무모한 면이 있는 듯)

 

 

우선 소고기는 홍두깨 부위를 길쭉하게 썰어서 굴소스와 AI소스로 밑간을 해놓는다. 왠 AI소스냐고 하면 사실 집에 있으니까 쓴거다. 두반장이나 고추기름같은 전문(?) 소스가 없으니까 대충 비슷한 느낌만 내보기로 한거다.

 

고기에 간이 배어들동안 야채를 손질한다. 버섯, 양파, 파프리카, 피망, 청경채를 먹기좋게 길쭉길쭉 모양을 썰어놓으면 준비는 끝난다. 아무래도 재료가 여라가지 들어가다 보니 색이 참 알록달록 예쁜것 같다.

 

꽃빵은 찜기에서 충분히 쪄주면 된다. 면보를 찾지 못해 그냥 찐건 넘어가자. 냉동 꽃빵이었는데 생각보다 잘나오는 것 같다. 나중에 먹어봐도 중국집에서의 그것과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했으니까.. 어쩌면 내가 제대로 된 곳에서 먹어보지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사실 핵심은 센불에 확 볶아서 최대한 조리시간을 줄이는 것인데 - 안그러면 야채에서 물이 나와 질척질척 해진다 - 아버님과 어머님이 오시는 시간을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아예 푹 익혀버리기로 했다. 야채에서 나오는 물은 계속 볶아주면서 날라가게 해주면 되고 소스도 처음에는 기본만 넣어주고 나중에 야채에서 물이 다 빠져버리면 그때 추가로 넣어준다.

두반장이나 고추기름따위가 우리집에 있을리 없기 때문에 굴소스와 AI소스의 조합으로 만들었다. 중국집에서의 그 맛은 아니지만 나름 꽤 맛있게 만들어졌다. 처음 도전해보는 것 치고 이정도면 성공한 돗!!

 

마지막으로 꽃빵과 함께 준비한 고추잡채를 담아내면 끝! 근데 고추잡채에는 정작 고추는 많이 안들어가는데 왜 고추잡채라고 하는거지?

 

이로서 달여사의 생신상 준비 포스팅은 모두 마쳤다.

정리하면서 느낀건데 짧은 시간동안 참 많이 했네... 처음해보는 것도 있었고, 멘붕인 상황도 있었지만 이번에도 무사히 달여사의 생신상을 준비 할 수 있었다.

 

내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메뉴가 나타날지 기대를 해본다.

Posted by 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