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요리의 주 재료는 냉장고에 남아도는 것들이다. 얼마전에도 냉장고에 이런저런 재료들이 거슬려보여 썽님맞이 코스요리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봐야 특별할게 없는 대강 만든 것들이었지만 내가 생각해도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었다. 뜨끈하고 담백한 카레와 차갑고 매콤한 비빔국수, 거기에 냉동만두+피자치즈 조합으로 느끼함까지 더해주니 이건 뭐 썽님한테 돈받을뻔 했다. (물론 썽님한테 돈달라고 했다가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으니 농담조차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일단 카레부터 똭! 

 

뭐 별거 없다. 감자와 양파를 주 재료로 닭가슴살을 넣어 우선 볶아준다. 버터를 넣으면 좀 더 고소할 것 같지만 그런 사치는 부리지 않는다. 오직 후추만 좀 첨가해주고 간이야 카레가 들어간 이후에 해도 되니까 그냥 대충 볶기만 하다. 감자도 어짜피 카레가루와 물을 넣고 계속 끓여줄 것이기 때문에 익은 정도는 미리 신경쓸 필요가 없다. 겉이 살짝 탄것같다 싶을 때 물과 카레가루를 섞어 다시 팔팔 끓인다. 계속 끓이다보면 감자의 전분도 배어나와 걸쭉한 카레를 얻을 수 있다.

감자만 충분히 익을 정도면 먹어도 되지만, 카레맛이 골고루 배어들라고 계속 끓여준다. 저 경계선이 보이는가? 찌개와 카레는 끓일수록 깊은 맛이 나는 것 같다.

 

 

뜨끈한 밥에 카레를 올리면 카레라이스는 완성이다. 당근이나 브로콜리같은걸 넣으면 색이나 식감이 더 좋을 수 있겠지만 - 저때 당시 냉장고에 그런 재료는 없었다. 그냥 있는걸로 만드는데 너무 많은 걸 바라지는 말자

 

비빔국수와 냉동만두는 다음번 포스팅에....  

Posted by 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