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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느끼는 4월의 향기 - 4월 이야기

깡자 2008. 11. 26. 04:17
난 이와이 슌지감독을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그의 영화는 러브레터와 4월 이야기 이외에 본적은 없다. 왠지 두 영화 이외에는 이와이감독의 영화같지 않다고 해야하나? 아무튼 우스운 일이기는 하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의 감독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은 모순일 수 있겠지만 어쩌라고~ 내 취향이고 개인적인 감정들인것을....

아마도 00년인지 01년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분명 4월의 마지막날로 기억한다. 당시 러브레터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던 나는 결국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게 되었고 한동안은 멍~ 하게 앉아있었다.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있었기 때문에 러닝타임이 짧은것은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게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지, 어쩌면 저런 화면을 만들어내는지... 이와이감독은 혹시 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나에게는 한장면 한장면이 전부 충격 그 자체였다. 게다가 부드러운 화면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음악들까지...눈을 깜빡이는 것도 아쉬운 그런 영화였다.

전체적으로 soft한 화면들과 따사로운 빛의 표현, 고전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지만 전혀 낡아보지 않는 화면의 구성들, 거기에 감성을 어쩌면 저리도 잘 표현할 수 있는지, 마지막으로 결말이 없다는 비평을 듣지만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 낼 수 있는 엔딩까지 - 지금까지 내가 본 영화중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꼽을 수 있다.


11월에 켜켜묵은 기억의 한 줌을 더듬어 보려 다시 감상한 4월 이야기... 그 감동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금 새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