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입구 함박스테이크.. 만텐보시
예전 페럼타워쪽에 나갈일이 있었는데, 우연히 지하에 있는 함박스테이크집을 보았었다. 입간판만 보고 '음 괜찮겠는데~'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 검색해보니 나름 입소문이 난 맛집중의 하나였다. 2월 중순에 맛을 보려 했으나 중간 브레이크타임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 헛걸음을 했었다. 그때 어찌나 아쉽던지 단단히 벼르고 있다 지난주에 다녀왔다.
분위기는 약간 옛날 경양식집 분위기였다. 일하시는 분들의 유니폼도 레트로 느낌이 물씬 풍기는게, 다른 레스토랑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일요일 늦은 점심시간이라 꽤 한산했다.... 그래도 몇팀이 식사를 할 정도로 손님은 끊이지 않는 것 같았다. 기본적으로 음식맛도 괜찮아서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들리면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식전메뉴로 특이하게 국이 나온다. 맑은 소고기국에 버섯으로 향을 더했는데 독특한 향이 꽤 괜찮았다. 허기진 뱃속을 부드럽게 달래기에는 그만이었다. 보통 스프나 식전빵이 나오는데 국이 나오다니, 그리고 맛도 좋다니... 이것은 맛 혁명의 레볼루션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주문은 데미그라소스 함박스테이크와 한정메뉴인 치킨그라탕, 데미그라소스는 아마 일드 '런치의 여왕'을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육류요리의 가장 기본이 되는 서양식 소스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리고 정확한 이름은 '데미그라스'다. 감질맛나는 소스와 두툼한 함박스테이크의 조화는 훌륭했다. 한번에 확 입맛을 자극하는 맛은 아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극적이거나 느끼하지 않고 소스 본연의 맛이 잘 살아있었다.
치킨그라탕은 한정메뉴라 언제까지 맛볼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듬뿍 들어간 치즈의 풍미가 장난 아니었다. 치즈맛이 이렇게 강한건 지금은 없어진 비아 드 나폴리의 펜네 이후 처음이었다. 치즈를 재료로 한 요리중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요리보다 치즈향과 맛이 강했던 것은 없는 것 같았다. 그리고 맛도 훌륭했다. 치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정신이 혼미해지지 않을까?
레트로 분위기와 함박스테이크, 카레나 다른 요리도 많은 만텐보시... 눈과 입이 즐거운 맛집인 것 같다. 시간이 될때 다른 요리도 먹어보러 갈 생각이다.... 물론 중간의 브레이크타임은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