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박 갤러리
사실 난 갤러리라던가, 전시회 같은것과는 잘 어울리는 이미지는 아니다. 날 아는 사람이라면 뭐?? 대박! 이라는 반응을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꽤 좋아하는 편이다. 박물관이라던가 전시장이라던가 미술관이라던가... 단지 자주 가지 못할 뿐이지 결코 지루해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닥터박 갤러리, 사실 처음 들어보긴 했다. 그 앞길을 여러번 지나긴 했지만 한번도 그런 갤러리가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들어가는 입구, 뭔가 입구부터 나 쫌 있어보이지 않아? 하는 느낌이다. 날씨도 좋고 간만의 콧바람을 쐬는거라 기분도 좋았다. 폭풍업무를 앞두고 있던 시기라서 이런 휴식을 취하는게 더 절절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갤러리는 이런 느낌이다. 개인이 만든 갤러리라... 상업적인 부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런 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개인의 힘으로 문화산업에 일조를 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울지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닥터 박'이라는 분 덕분에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니~ thanks!
그리고 나의 눈을 사로잡은 황나연 작가님의 작품들... 처음 듣는 작가였지만, 작품이 주는 독특한 느낌과 디테일함은 저절로 압도되는 분위기였다. 얼룩말과 강력한 색의 조화, 그리고 하나하나 살아있는 선의 움직임까지 어느것 하나 허투로 볼 수 없었다. 기회가 된다면 집에 한 점 걸어놓고 계속 바라보고 싶을 정도였다. 미술 애호가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면 오버인가? 사진으로 보니 그때만큼의 감동을 느끼기 어렵지만 실제 본다면 그 작품에 넋을 빼앗길 것이다. 아님 말구....
가을의 느낌을 마음껏 받을 수 있는 하루였다. 파란 하늘과 대비되는 흰 구름, 적당히 살랑거리는 바람, 갤러리 옆으로 흐르는 강물... 거기에 커피까지 곁들여지니 이거야말로 진정한 가을놀이 아니겠는가! 참고로 갤러리 입장객에게는 저렇게 커피가 한잔씩 나온다. 물론 입장료를 내기때문에 완전 무료라고 할 수는 없지만 뭐 어떤가. 마음껏 가을을 느끼고 좋은 작품을 만나고...거기에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저렇게 커피까지 마실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할 수 있다. 그것이 내가 가을을 즐기는 방법이다.
- 물론 글을 쓰는 지금은 완전 겨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