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돈까스
지난 토요일, 간만에 하릴없는 주말을 보내기에 콧바람을 쐬기위해 부인님을 모시고 밖으로 나갔다. 원래 계획은 교보문고에서 다이어리를 보고 느즈막하게 점심을 먹고 들어오려는 계획이었으나 시간이 어중간하여 점심을 먼저 먹기로 했다. 집사람도 돈까스를 좋아했기에 유명하다는 남산의 돈까스를 먹으러 행차(?)하셨다.
원래 돈까스야 중박 이상은 하는 메뉴이기 때문에 - 정말 맛있는 돈까스를 먹기는 어렵지만 그것보다 더 힘든건 맛없는 돈까스집을 찾는 것이다. 어딜가서 먹어도 보통 이상이고, 남산의 돈까스야 얘기를 많이 들어봤으니 함 먹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왜 그런거 있지않은가? 신당동의 떡볶이, 교대의 곱창, 마장동 소고기 같이 동네 명물로 소문난 메뉴들이....
몇번의 검색끝에 원조라고 하는 주황색 간판집으로 결정했다. 그동안 신경을 쓰고 다니지 않아서인지 새삼 돈까스집이 이렇게 많았나 싶을정도로 늘어서 있었다. 차가 좀 막히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막 짜증날 정도는 아니었다. 발렛(?)을 맡기고 가게앞에서 발견한 엑스배너... 그나저나 남궁민이 저렇게 생겼었나? 드라마를 보지 않았으나 저 사람은 누가봐도 남궁민이 아닌데, 설마 극중 이름이 남궁민이었나??
토요일 오후라 사람이 좀 있었다. 대기표를 받고 15분쯤 기다리니 차례가 되었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스프. 일단 무한리필이다.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다. 보통 물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묽게 주는 곳을 많이 봤지만 나름 나쁘지 않을 정도로 맛도 느껴지고 밖에서 기다렸다 먹으니 속을 살살 달래기에는 무리가 없었다.
돈까스와 세트메뉴를 하나씩 주문했다. 세트메뉴는 함박스테이크와 돈까스, 생선까스의 조합인데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사이드로 나오는 피클이나 크로켓, 양배추도 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 매운돈까스가 있었는데 예상컨데 소스가 매운 소스이지 않을까... 그리고 매운돈까스는 신대방동이 워낙 강세인지라 일단 오늘은 패스하기로~
음, 일단 맛부터 얘기하면 나쁘지 않았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돈까스라는 메뉴 자체가 실패하기 어려운 메뉴이기 때문에 맛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구지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정도로 맛있는건 아니었다. 내가 입맛이 그리 까다로운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찾아가서 먹을 정도는 아니다. 한번쯤 그냥 지나가면서 먹어보는 것은 말리지 않겠지만 찾아가서 먹는다면 음.... 한번쯤 고민해봐라. 근처에 명동도 있고, 조금 더 가면 이태원도 있다.
맛이라는게 워낙 주관적인거라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이니 참고할 것!